2009/12/17 00:26

[Ani Talk] 에바 破와 나디아 : 안노 히데아키의 변하지 않는 감성 Ani Talk

<이하는 에반게리온 破,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의 스포일링이 있습니다. 스포일링이 싫으신분들은 Backspace Key를 눌러주십시오.>
 한국에서 얼마 전 개봉된 에반게리온 破, 우리 나라의 많은 일반인들을 오덕의 세계로 빠트린 전설적인 작품의 신 시리즈의 그 두번째가 얼마전 한국에 개봉되었다. 신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인 序가 기존 TV판의 리메이크 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의 破는 에반게리온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었다. 이전과 다른 주제, 다른 메세지는 물론 파격적인 전개까지 보여주어 뭇 사람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1회차, 2회차 여러번 반복한 사람들은 물론이며, 이 열풍에 기대어 서까지 구입한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나 역시 이런 열풍에 휩쓸린 한명의 인간이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TV판과는 다른 전개를 보면서 내내 흐믓한 기분이 들었고,  신지의 분노에 나 역시 분노했고, 신지의 각성에 눈물을 흘리며 감정이입해버렸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광기에 찬 전투. 신지가 표정을 일그러뜨리면서 적 사도와 싸우는데 몰입하는 장면엔 도저히 숨을 쉴수 없었다. 그야 말로 처참하기 이를데 없는 열혈전개!! 0호기와 2호기를 가볍게 제압한 사도를 압도적으로 눌러버리는 신지를 보면서 손에 땀이 흥건해 졌다.

 한팔을 잃은 채로 사도를 기능 정지 시킨뒤 S2 기관을 먹어치울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난데 없는 가동 정지! 그리고 암전..... 모든 세계가 어둠에 휩싸였다.  작품내 세계뿐만 아니라 관객석까지...
 
 이제 신지는 죽는건가? 카오루가 등장하여 구원해주는 것인가? 아니면 다시금 에반게리온 폭주인가? 이런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가고 있을때, 그 일이 벌어진다.

 두 개의 불빛이 갑자기 번쩍이며 흘러나는 결의에 찬 한마디! 그것은 도저히 신지에게서 기대할수 없는 대사였으면서, 또한 모든 에바 팬들이 10년동안 기다렸던 대사였다.  

 "아야나미를.... 돌려줘!!" 

 
 온몸을 감싸며, 뇌세포 하나 하나를 남김 없이 깨우는 듯한 전율! 


● ● ● ●

 집에 돌아오고 나서 가장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의 마지막 에피소드였다. 에반게리온 破에서 보여준 안노 히데아키의 열혈감성이 나는 낯설지가 않았던 것이다. 극장에서 느꼈던 전율이 처음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이미 십수년전에 그런 전율을 한번 더 느꼈었다. 바로 나디아의 오빠 피나시스가 각성한 장면에서....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의 클라이막스 장면, 이 장면과 에바 파의 클라이막스 장면이 겹쳐보이는 이유는 단지 기분 탓일까?>

 창작자의 감성은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한 창작자에게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소재의 다양성으로 인해 각기 다른 이야기 처럼 느껴지지만, 그 기저엔 근본적으로 변함없는 감성이 담겨져 있다. 안노히데아키 역시  이런 창작자의 운명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인간의 강한 의지로 기적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통해 절망을 극복해낸다는 이야기를 보면 안노 히데아키의 감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듯 싶다. 아니 그보다는 안노 히데아키의 모든 정수가 이미 나디아 안에 다 담겨져 있다는 보는 것이 정확할까?

덧글

  • blakparade 2009/12/17 09:29 # 답글

    진짜...저는 저 장면이 다시 떠오르니 한30초간 기동정지 했습니다...;;소름이 돋구요..;;

    직접 볼 때는...으윽...눈물 흐르고 난리 났었는데...나디아는 안 봐서 모르겠습니다만...;;
  • 나유 2009/12/17 19:25 #

    붉게 빛나는 눈동자와 뱃속에서 부터 쥐어짜는 외침이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켰죠. ㅠ_ㅠ

    하하 나중에 시간되시면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나디아 또한 명작 중에 명작이지요. ^^ 요즘에 어중간한 킬링 타임 작품보다는 훨씬 보람있으실 겁니다.
  • Dante 2009/12/17 10:58 # 삭제 답글

    로봇대전하다가 사기보스에게 레이가 썰릴 뻔할 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군요......
  • 나유 2009/12/17 19:26 #

    앗 그런게 있습니까? 전 로봇 대전류는 한번도 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군요. ^^
  • 잠본이 2009/12/17 21:46 # 답글

    생각해보니 진짜 서로 통하는 점이 있군요. 예리한 관찰이십니다. =]
  • 나유 2009/12/18 01:33 #

    한쪽팔이 날아간것부터, 에너지 전송 케이블 까지 여러가지로 비슷한 면이 있지요. (웃음) 게다가 피나시스의 각성 장면에서 다들 한마디씩 말을 하는 패턴도 비슷하구요. ^^
  • Xinn 2009/12/19 02:49 # 삭제 답글

    제가 새댁 집에서 애나봐를 지극히 안좋아 해서 그렇기도 하고, 원래 에바 제작하면서 오만 난척을 다하던 것을 인상 깊게 봐서 그런지,

    개병신이 상병신이 됬네? 란 감상 밖에 안나오더군요. ^^:

    물론 '이제 개그도 할줄 아는구만, 관록이 붙었어. 네 작품 이제 봐줄법한 레벨은 된거 같아, 안노씨' 란 친절한 감상도 포함입니다. ^^
  • 나유 2009/12/19 17:56 #

    저는 에바 22화까지는 정말 재밌게 봤고 그 이후부터는 아예 기억에서 삭제했었죠.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점에서는 꽤 좋았습니다. ^^
  • 꿀꿀이 2009/12/21 05:25 # 답글

    다른 애니 게시판에서 나름 한참 떠들던게 있어서 이제서야 덧글 답니다 ㅠ.ㅠ
    에바 파 극장에서 보고 나서... 남들과는 달리 많이 실망했었네요.
    그게... 에반게리온 TV판의 찌질한 신지를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에반게리온 서를 보면서 그런 찌질한 신지가 많이 나아져서 참 좋았었거든요.
    근데 에바 파에서는... !@#$% 원작 설정 완전히 날려먹는 듯한 느낌을 받아버렸네요...

    뭐 잘 만든 작품이긴 하고 개인적으로 내 마음에 안 들 뿐이지만, 딱 세가지가 치명적이었네요.
    1. BGM ... 에바 폭주 장면에서 동요 틀어주는 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실험정신이라고 보기엔 너무 심했던 것 같네요.
    2. 아스카 퇴장 ... 아스카가 4호기 타는 거랑 레이가 요리 만찬회 하는 건 좋았는데요. 원작의 베스트 장면으로 꼽히는 신지x아스카 싱크로 합동 공격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아스카 비중이 줄어들어서 진 히로인에서 밀려날 것 같아요...
    3. 신지 마지막 변신 ... 자뮤엘이던가? 암튼 그놈 사도의 코어에서 레이를 구출해내던 모습... 신지가 찌질한 모습을 탈피하는 건 좋지만, 열혈 캐릭터로 정의의 전사가 되는 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아무리 설정 파괴라고 해도 캐릭터를 바꿔버리는 것 같아서 이질감이 들더군요.

    성인 동인지 에반게리온 RE-TAKE 와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솔직히 공식 애니메이션인 만큼 2차 창작물 처럼 설정을 바꿔서 오리지날리티를 버리고 대중성을 얻기 보다는... 가능하면 공식 설정을 따라가면서 새로운 요소를 덧붙여서 재미있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아쉽더군요.

    극장에서 관람해서 좋았던 점은 마지막 트레일러 Q 에 대해 기대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에바가 각성하는 장면이 나름 멋있었다는 점이었던 것 같네요... 아무튼 설정 파괴가 좋았던 점도 있었지만, 아쉬웠던 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